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5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이 적용되어 입시에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때문에 기존의 대입 전략과는 상당히 다른 방법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28학년도 입시 제도 개편안의 핵심과 이에 맞춘 올바른 대비 전략을 알아봅시다.
28학년도 대입 제도, 어떤 것이 바뀌는가?
1.
선택과목 폐지
2028학년도부터 수능에서는 국어, 수학, 사회 및 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모두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치러집니다. 따라서 제2외국어/한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과목에 응시하게 됩니다. 특히, 수학의 경우 미적분 II, 기하 같은 어려운 선택 과목이 없어져서 대수,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고등학교 1-2학년 수준의 수학만을 포함하도록 바뀌었습니다.
2.
탐구과목의 변화
기존 사회 및 과학탐구는 고등학교 2-3학년때 듣는 일반·진로 선택과목을 시험범위로 삼았으나, 개편된 수능은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사회 및 과학의 통합사회, 통합과학만을 응시하게 되어 단계 및 수준이 대폭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다만, 교육부 및 평가원에서는 학생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관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융합형 문항을 출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의도는 시험범위를 줄이고 사교육비 지출을 낮추기 위함이라고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수능 범위를 줄이는 고교 교육과정 및 수능 개편(특히 자연공학계열)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으며 변별력을 위해 문제의 복잡도가 더 올라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 입학본부에서도 더 이상 수능이 지식 및 학습능력을 충분히 평가받기 어려워진 시험이라고 간주, 정시에서 등급만 반영하거나 학생부·교과 반영율을 대폭 늘리는 등 이른바 수능 무시 전략을 채택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대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수능의 변화가 대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내신 5등급제가 우리에게 가져올 변화는?
수능보다도 더 큰 변화는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석차 4%까지를 1등급, 11%까지를 2등급으로 변환했으나, 개편안에서는 10%까지를 1등급으로 변환하고 대부분의 과목에서 등급과 성취도(A~E)를 함께 기재하도록 바뀌었습니다.
1.
따라서, 상위권 학생들의 과목별 내신에는 거의 차이가 없어질 것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메디컬 학과들의 수시 전형은 1.00 ~ 1.0x의 내신이 아니라면 진학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2.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창체 및 세특의 영향력이 더욱 커짐
앞서 말씀드렸듯, 상위권 학과일수록 지원자 사이의 내신점수에는 거의 차이가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 학생의 강점을 보여주려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드러내야 하고, 수험생의 지적 호기심, 학업역량, 갈등 해결 등의 과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역시 학생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각 입학처에서는 다양한 활동과 능력을 통해 학생의 학업역량과 성장을 세밀하게 파악하려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교내 활동, 자율학습, 봉사활동 등 학생부에 기록되는 모든 내용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3.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특목고, 자사고 경쟁률
내신 점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던 기존의 교과·학종 전형 하에서는 내신 등급 관리가 어려웠던 특목고나 자사고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학교들에서 특색 있는 생기부를 만들어 대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지역 명문고, 특목고, 자사고 등에 진학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있어 왔는데요, 앞으로는 내신 등급 관리가 다소 쉬워지면서 생기부만을 위해 이러한 학교들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자신만의 스토리와 성장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심화 과목들을 일반고에서는 수강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자사고 및 특목고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과목들의 수강자가 많고, 선택의 폭도 넓은 경향이 있어 생기부를 꾸미기가 수월합니다.
성공적인 28학년도 대입을 위한 핵심 전략
1.
교과의 변화와 학종의 확대 - 생기부가 중요하다.
아직 28학년도 대입 전형이 확실히 나온 것은 아니지만, 9등급이 아니라 5등급제로 바뀐 이상 대입에서 내신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이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는 2026학년도 정시 전형부터 내신을 반영하기로 하였고, 특히 서울대에서는 정시 지역균형 전형에서 교과평가를 40% 반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평가는 단순히 내신 점수를 환산한 것이 아니라 2인의 입학사정관이 생기부를 정성적으로 평가한 등급에서 산출한 것이므로, 정시에서 생기부의 창체 및 세특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출처: 서울대학교 2024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정시모집 ‘나’군 안내
또한, 교과 전형 역시 기존의 전형과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약 40만명의 수험생이 대입에 도전할 때, 새 내신등급으로 계산했을 때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약 4~5% (16,000~20,000명) 정도로 예측됩니다. 그런데 상위권 대학의 신입생 선발 인원은 메디컬(의치한약수) 약 6,500명, SKY 약 10,000명 정도로, 모든 학생을 전국 1등부터 16,500명까지 줄세웠을 때 모두가 내신 전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신 점수 줄세우기로 당락을 결정하는 기존의 교과 전형으로는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교과에 학생부 반영을 지나치게 늘리거나, 혹은 어려운 면접을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교과와 학종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교과 전형에 이러한 평가 요소를 중복해서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교과 전형은 학생부나 면접을 일부 도입하는 식으로 변형되거나 혹은 전형 자체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내신 점수는 대입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또, 모든 전형에 걸쳐 생기부의 영향력이 커 질 것이므로 진로 설정 및 생기부 작성에 더욱 신경쓰셔야 합니다.
특히, 위계를 고려한 고급 과목(고급/심화 XX, OO 실험, 과학과제 연구, 융합과학 등)의 수강이 지금보다도 더 중요해질 것이므로 꼭 신경써서 수강하셔야 합니다. 고급 과목 수강을 중요하게 보는 학교들의 경우 5개 이상의 고급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의 합격률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생기부의 중요성이 더 커 진 만큼, 앞으로는 이러한 과목들의 수강 여부 및 수강 개수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고급 과목 수강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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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2를 수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급 생명과학을 수강하는 등 선행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무리하게 고급 과목을 수강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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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부분의 일반고등학교에서는 각 2 과목들을 3학년 1학기에 수강하게 되므로, 이를 이미 수강한 상태에서 고급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불가능(현역 수시에는 3학년 1학기까지만 반영되므로)합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한 학기에 두 단계의 과목을 함께 들어야 하는 것이므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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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너무 어렵게 내거나 과제를 지나치게 많이 내지는 않는지 확인합니다. 고급 과목들은 등급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점수에 따른 성취도만 나오기 때문에 A를 쉽게 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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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급 과목들을 공동교육과정으로 수강하는 경우 생기부 피드백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생기부를 잘 써 주는지와 학생의 수정·보완 요청을 잘 받아주시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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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자체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 공동교육과정으로 수강해야 하는 경우, 수업을 듣기 위해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등 과목을 듣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지나친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특히, 여러 개의 공동교육과정을 들어야 하는 경우 이 때문에 내신 및 수능 준비를 할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면접의 중요성이 커 질 것이다.
내신, 수능에서 고득점자의 비율이 높아져 상위권 학생 사이 실력 차이를 객관적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대학은 정성적인 평가 방법을 추가로 도입해 학생들의 역량을 다각도로 평가하려 할 것입니다. 유력한 후보는 면접과 논술로, 특히 면접은 창의적 문제해결 면접, 융합적 과제수행 면접, 분석적 주제토론 면접 등 다양한 방법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기존의 면접 역시 자신의 생각을 짧은 시간 내에 정리하여 조리있게 말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이 중요했습니다. 앞으로는 면접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난이도를 높인 제시문이 출제되고 여러 가지 평가 기준을 이용해 엄격한 평가가 도입될 예정입니다.
출처: 2024 서울대 대입 정책 포럼 PPT
면접의 평가 대상이 되는 핵심 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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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사고력: 주어진 문제나 제시문을 빠르게 이해하고, 근거에 기반하여 자신의 의견을 일관성 있게 전개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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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기존의 지식을 융합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가는 과정. 단순히 암기하거나 교과서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배운 것들에 기반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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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능력: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고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눈맞춤, 자세, 목소리 톤 등 비언어적 표현 역시 면접관의 평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들을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아래와 같이 전략적으로 면접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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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인 논리 정리 연습:
매 달 1-2번씩 주제를 정해, 5-10분간의 준비시간을 갖고 1-2분 내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습
시사 이슈, 관심 분야 관련 자료(칼럼, 학술지, 다큐멘터리 등)를 학습 자료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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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시사 융합 사고 훈련:
교과서적으로 배우는 이론과 현실 문제(사회문제, 기술 이슈 등)를 연결하는 연습
예를 들어, 과학 교과에서 배운 원리가 산업 현장이나 환경문제, 경제 이슈 등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정리해두면 면접 시 창의적이고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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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면접과 피드백:
스터디 모임 등을 활용해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면접을 자주 경험해 보기
녹화를 통해 자신의 언어 습관이나 태도를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
특히, 기존의 학생부·제시문 기반 면접에서 더욱 나아가 발표+토론, 창의적 과제 해결 등 팀 협업 면접을 도입하는 대학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꾸준한 면접 대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위권 학교일수록 수학·과학 영역에서 교과과정을 더욱 심화·통합하거나, 인문·사회 분야의 시사적 쟁점을 결합한 융합형 면접이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접 준비를 따로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평상시에 수행평가를 위해 각 과목별 심화 탐구활동 등을 할 때 위 역량을 드러내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 면접 예시 문항처럼 ‘왜 유리병은 압력을 받으면 저런 모양으로 깨질까?’라는 질문에 물리학자들은 복잡한 물리 공식을 이용해서 답을 내 놓았습니다. 처음 이런 내용을 접하면 매우 당황스럽고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거나 적용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수행평가 등에서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과학적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논문을 찾아보고 물리 이론의 현실 적용례를 찾아보는 활동’을 여러 번 해 보았다면 제시문의 공식을 이용해 유리병의 깨진 모양을 해석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은 단순히 지식을 묻고 답하는 과정이 아니라, 지원자가 학업과 탐구 활동을 대하는 태도와 문제 해결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면접관들은 제시문이나 질문 자체보다 지원자가 어떻게 생각을 전개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으려 노력했는지를 주의 깊게 살핍니다. 따라서 평상시 학습이나 수행평가, 연구 과제 등을 진행할 때도 ‘왜 이런 결과가 생겼을까’, ‘어떻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을까’,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배운 점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록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풍부하고 논리적인 면접 답변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